아마존 '지구의 허파' 옛말...탄소배출량이 흡수량보다 '3배' 높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7-15 12:03:27
  • -
  • +
  • 인쇄
한해 5억톤 탄소 흡수하고 15억톤 배출
잦은 벌목·방화에 가뭄까지 겹쳐 '악순환'

지구온난화의 보루로 여겨졌던 아마존 열대우림이 탄소를 흡수하는 양보다 배출하는 양이 더 많아져 기후변화를 부추기는 근원지가 되고 말았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루시아나 가티 교수연구팀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연간 5억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동시에 15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탄소 배출량이 흡수량보다 3배 높아서 아마존이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10억톤에 이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해 11억700만톤의 탄소를 배출하면서 세계 5위를 차지한 일본과 맞먹는 수준이다.

아마존이 이처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아진 것은 소고기 축산과 대두 농사를 위해 의도적으로 산불을 낸 데서 비롯했다. 산불이 아니더라도 아마존 동남쪽의 잦은 가뭄으로 수많은 나무가 고사하면서 탄소흡수량이 대폭 감소한 원인도 있다.

기존 연구는 인공위성을 이용하거나 지상에서 직접 측정하면서 구름에 가리거나 전체 열대우림의 일부분만을 조사하는 등 제약이 따랐다. 반면 이번 연구는 2010~2018년 사이 590대의 경비행기를 동원해 4500m 상공에서 측정한 대류권 하층부의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농도를 토대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결과로 아마존 열대우림이 탄소배출의 근원지가 됐다는 주장에 확실하게 무게가 실리게 됐다.

연구팀은 벌목과 산불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보다 가뭄으로 인한 피해에 더 큰 우려를 나타냈다. 가뭄은 돌이킬 수 없는 연쇄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 지역에 인접한 더 넓은 범위의 숲은 가뭄에 특히 취약하다. 숲은 지역의 강우량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가뭄으로 숲이 사라지면 강우량이 줄게 된다. 줄어든 강우량은 더 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이어져 더 많은 나무들이 고사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이같은 현상은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벌목 장려책과 함께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보우소나루 행정부의 묵인 하에 아마존 열대우림의 벌목량은 12년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연구논문의 주요 저자 가티 교수는 "아마존을 살리기 위한 국제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티 교수는 이어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은 사람들이 결정을 내릴 때 과학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더 많은 땅을 농경지로 개간하면 더 많은 생산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강우량이 줄어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로 브라질의 대두 산업은 지난해 산림파괴로 인한 극심한 폭염으로 35억달러(약 4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연구논문은 1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현대차 기술인력 대거 승진·발탁...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의 제품경쟁력을 책임질 수장으로 정준철 부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각각 제조부문장과 R&D본부장 사장으로 승진됐다.현대자동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기후/환경

+

트럼프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美감사국이 감사 착수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이 적법했는지 감사를 받는다.미국 에너지부 감사국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약 80억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올해 지구평균 1.48℃...英 기상청 "내년도 1.4℃ 이상 오른다"

영국 기상청(Met Office)이 2026년 전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4℃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영국 기상청은 2026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내년부터 '탄소세' 부과하는 EU...세탁기 등 180개 제품으로 확대

내년 1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하는 유럽연합(EU)이 CBAM 부과대상 제품을 세탁기와 부품 등 완제품으로 대폭 확대한다.유럽연합(EU)은

인공위성 2.4만개 충돌할까 '아찔'...태양폭풍 닥치면?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의 개수가 2만개를 넘어선 상태에서 태양폭풍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충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李대통령 "한전 왜 발전자회사로 나눴나"…발전사 통폐합에 속도?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전력산업 구조개편'으로 한국전력 발전부문이 5개 자회사로 나뉜 것에 의문을 던졌다.이 대통령은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