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명 하루 2440원으로 사는데...식량위기 '횡재세' 부과가 해법"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6-28 17: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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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총재 인터뷰] 이미 식량위기...극빈자 더 증가
"팬데믹에 떼돈 번 대기업들 초과이익 90% 환수해야"

뉴스;트리는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글로벌 언론인 협력체인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overing Climate Now·CCNOW) 대한민국 2호 미디어 파트너로 등록된 언론사입니다. CCNOW는 미국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와 더네이션이 주도해 결성한 단체로, 가디언과 블룸버그 등 전세계 578개 언론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CCNOW에서 공유하고 있는 뉴스와 정보를 아래와 같이 번역해 게재합니다.

▲가브리엘라 부커(Gabriela Bucher)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 (사진=CCNow)



전례없는 식량위기로 올 연말이면 하루 생계비 2440원 이하로 버텨야 하는 사람이 전세계 8억6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로 떼돈을 번 기업들에게 '횡재세'를 부과해 이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가브리엘라 부커 총재(Gabriela Bucher)는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글로벌 언론인 협력체인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overing Climate Now·CCNow)의 합동인터뷰에서 27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혔다.

부커 총재는 "우리가 마주한 식량위기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 당장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금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노력을 시급히 기울이지 않는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옥스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대비 전세계 식료품 가격은 평균 30% 올랐다. 이에 따라 빈곤 상황이 더 악화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약 2억6300만명이 추가적으로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극심한 빈곤은 하루 생계비가 국제 빈곤선인 1.9달러(약 2440원) 이하에 처한 상태를 말한다. 기후변화로 계속된 가뭄은 양식을 바닥냈고, 코로나19로 상황이 더욱 악화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비료값마저 치솟으면서 올 연말에는 극심한 빈곤 상태의 인구가 8억60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예멘 등이 위치한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밀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소밀리아는 40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닥쳤고, 1400만명 수준의 기아 인구가 연내 200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5대 밀생산국 가운데 하나인 인도 대외무역총국은 15년만에 밀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식량안보를 위해 밀 수출을 전면 금지시킨 상태다.

부커 총재는 현 상황에 대해 "전지구적 기후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팬데믹, 국제 식량체계의 구조적 문제가 겹쳐 식량위기를 야기했다"면서 "지금은 여러 악재가 겹친 '다중위기'(poly-crisis)"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전세계적으로 '물가 위기'라는 식의 표현을 쓰지만, 극빈국 거주자들은 말 그대로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은 악순환을 조장하는 고리로 '불평등'을 지목했다.

일례로 산업혁명 이후 기준치를 초과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92%가 선진국에서 비롯했다. 상위 1% 부자들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하위 50%의 영향에 맞먹는다.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각국의 목표치와 공약들을 종합하면 인도 국토면적의 6배에 달하는 16억헥타르(㏊) 크기의 부지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부커 총재는 "상위 1%의 부자들의 에너지 소비량은 지구 평균기온을 1.5℃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적정치의 30배가 넘는다"라면서 "계속해서 성장 위주의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심어야 할 나무가 계속 늘어나면서 지구 위의 공간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제는 팬데믹 기간에 대기업들이 더 큰 수익을 거뒀다는 점이다. 부커 총재는 화석연료, 식품, 제약회사를 겨냥해 "대기업들이 매우 큰 수익을 올리고 있고,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에 그런 경향이 더 심화됐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한 지난 2년간 식품 및 에너지 기업의 자산은 4530억달러(약 582조원)가량 증가했다. 부커 총재는 "그럼에도 전세계적으로 거둬들인 부유세 수입은 전체 세수의 4%에 불과하다"며 "코로나19 특수로 벌어들인 초과이익의 90%를 환수하는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횡재세를 도입할 경우 전세계적으로 약 4900억달러(약 630조원)의 세수가 확보될 전망이다. 부커 총재는 횡재세와 부유세로 확보한 예산을 통해 우선 2022년과 2023년 상환 예정인 극빈국들의 빚 430억달러(약 110조원)를 탕감하는데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또 이를 실행하기 위해 26~28일 진행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G7은 전세계에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약속했지만, 극빈국 인구의 18%만 백신을 접종한 상황"이라며 "G7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식량위기를 초래한 기후위기에 책임이 가장 큰 국가는 G7이고, 이를 해결할 능력을 갖춘 것도 G7"이라며 극빈국을 구제하기 위한 계획수립뿐 아니라 실질적인 이행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끝으로 부커 총재는 "국제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해 전문가 그룹이 만들어낸 '10년 대계'가 있지만, 문제는 물리적인 예산이 있음에도 억만장자들이 돈방석에 눌러앉아 내주질 않는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옥스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30시간마다 1명씩 총 573명이 억만장자가 됐다. 2년간 생겨난 억만장자가 지난 23년간 늘어난 수에 비해 더 많은 것이다.

부커 총재는 "G7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데 실패한다면 그 대가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무대응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험은 커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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