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고래의 기후위기 대응법…이주시기 늦춘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0-26 08:46:02
  • -
  • +
  • 인쇄
계절이동 지연…북극에 적응 가능성
"기후변화로 얼음에 갇혀 죽을 수도"
▲바다를 유영 중인 일각고래 (사진=위키백과)

일각고래가 이주시기를 늦춰 기후위기에 적응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윈저대학 연구팀은 기후위기 영향으로 일각고래가 계절이동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연구보고서를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해당 고래종은 변화하는 북극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긴 나선형 엄니를 지녀 '바다의 유니콘'이라는 별명이 붙은 일각고래는 그린란드와 캐나다, 러시아의 북극해에서 주로 서식한다. 이들은 9월 말에서 11월 중순 사이 더 깊은 바다로 이동하기 전 얼음이 없는 해안지역에서 여름을 보낸다.

연구팀은 1997년부터 2018년까지 일각고래 40마리의 위성데이터를 조사해 캐나다 북극 주위 이동경로 및 여름 이동시기를 조사하고 이를 지역의 온도 및 얼음형성 변화추이와 비교했다.

그 결과 일각고래는 1997년 이후 10년마다 약 10일씩 이동시기를 미뤄 총 17일 지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주 초기단계에서 평균 약 4일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의 저자인 코트니 슈어트(Courtney Shuert) 윈저대학 연구원은 일각고래의 이주 지연이 그 지역의 해빙경향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각고래들이 "이동을 지연하는 일반적인 경향과 더불어 이동시기 결정에 유연성을 갖춘 것으로 보이며, 이는 그들이 기후경향을 폭넓게 파악해 이동방식을 바꾸고 있음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평균수명 약 50년, 길게는 100년까지 사는 일각고래는 수명이 짧은 종에 비해 유전적 진화속도가 느려 기후위기의 영향에 더 취약하다. 따라서 이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슈어트 연구원은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이 빈번해지면서 고래들이 얼음에 갇힐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년 일각고래들이 해안을 늦게 떠날수록 '육지정착빙(landfast ice)'에 갇힐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정착빙은 해안선을 따라 해저나 육지에 형성되는 고정된 해빙으로, 특히 육지정착빙은 해양동물이 수면에 떠오르지 못하게 만든다. 슈어트 연구원은 "얼음에 갇히면 최대 수백 마리의 개체가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연구팀은 이주시기가 늦춰지면 범고래와 같은 포식자 및 항해 중인 선박과도 조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슈어트 연구원은 "현재 북극의 변화속도가 진화를 통한 동물들의 적응속도보다 빨라 많은 동물들에게 큰 우려가 되고 있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행동유연성을 제시하며 변화에 맞서 종의 적응력을 강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주패턴 변화의 영향을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후변화는 조류와 육지포유류의 이주패턴도 변화시키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5대 과제 평가 담아"

SK케미칼이 1년간의 ESG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통용되는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기후/환경

+

기후변화에 대응해 탄산칼슘 저장하는 무화과 나무...왜?

무화과 나무가 자신의 일부를 돌처럼 만들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6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대학(UZH) 마이크 로울리 박사 연구팀

녹색전환硏, 노원구와 시민맞춤 ‘탄소중립 안내서’ 발간

서울 노원구에서 전국 최초로 시민 눈높이 '탄소중립 안내서'를 발간했다. 녹색전환연구소와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와 서울 노원구와 함께 '탄소중립

벌채지역 제품 판매금지...유럽 '산림벌채법' 앞두고 회원국들 반발 확산

오는 12월 세계 최초로 '산림벌채법'(EUDR) 시행을 앞두고 있는 유럽연합(EU)에서 주요 회원국들이 규정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법은 벌채된 땅에서

온난화로 빙하 녹으면서…전세계 화산 폭발 더 격렬해진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그 영향으로 전세계 화산 폭발이 더 빈번하고 규모도 커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 연구

전세계 덮친 가뭄 '지구적 재앙'…강원 동해안도 생활·농업용수 위기

전세계가 폭염뿐 아니라 가뭄의 습격도 받고 있다. 지구 곳곳에서는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물부족 사태를 겪고 있고, 우리나라 강원도 동해안의

폭염에 카디건·셔츠 매출 '쑥'...이상기후에 뜨는 '시즌리스 상품'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면서 백화점 소비패턴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장마철 대표 아이템으로 꼽히던 레인부츠와 방수재킷 대신 실내 냉방 환경에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