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반도체 배출량 8600만톤...기후임계 '1.5℃ 목표' 허용량 3배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0 10:28:24
  • -
  • +
  • 인쇄
반도체산업 탄소예산 3000만톤...64% 감축해야
반도체⋅공급망 100% 재생에너지 전환이 핵심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세계 반도체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후재앙의 마지노선 '1.5℃ 목표'를 3배가량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동아시아 최대 테크기업인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입신정밀(럭스쉐어) 등 13곳을 대상으로 2030년 전력 소비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측한 보고서 '보이지 않는 배출'을 공개했다.

반도체 칩은 스마트폰,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전자제품 공급망의 핵심 구성 요소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제조산업은 2030년까지 시장규모가 2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2030년 이후에도 생산량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 반도체 제조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과거 데이터(2019~2021) 및 예측치(2022~2030). (자료=그린피스)


이처럼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전력사용량도 증가하고, 온실가스도 덩달아 폭증할 예정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2030년까지 운영 전반에 걸쳐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한 업체는 없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권장하는 배출량 감축 목표에 부합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IPCC는 반도체산업에 책정한 '탄소예산'은 2030년 직·간접 배출량(Scope 1·2)을 포함해 3000만톤이다. 탄소예산은 '1.5℃ 목표'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허용치다. 하지만 현재 해당 반도체기업들의 탄소감축공약 대로면 2030년 IPCC의 탄소예산을 2.8배 초과한 8600만톤을 배출하게 된다. 이는 2021년 포르투갈의 연간 총 배출량보다도 높은 수치다.

'1.5℃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업들은 2030년 배출량을 2019년 수준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한국 반도체기업의 경우 여기서 온실가스를 추가로 2600만톤 더 감축해야 한다.

특히 2030년 삼성전자의 는 13개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전자는 2050년 넷제로를 선언하고, 2027년까지 한국 외 사업장 및 DX 부문에서 100% 재생에너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만 제시했을 뿐, 온실가스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사업장 및 DS(반도체) 부문에 대한 중단기 감축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2027년 공약을 이행하더라도 삼성전자의 배출량은 3200만톤에 달해 전체 반도체 산업 배출량의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인 기업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입신정밀 3곳이다. 반면 TSMC, SK하이닉스를 비롯한 10곳은 2030년 이전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한국 주요 반도체 기업의 경우, 기업들이 제시한 탄소감축 공약을 이행한다는 시나리오에서 총배출량은 2029년에 3500만톤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정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의 2030년 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돌리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전 사업 부문에 대한 중단기 탄소배출 감축 계획이 부재한 삼성전자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해마다 증가할 뿐만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2021년 한국 반도체(DS) 제조 부문의 기업별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와 약속 이행 시나리오에 따른 예측(2022-2030) 데이터. (자료=그린피스)


그린피스는 반도체기업의 본거지인 동아시아가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와 경제적·재정적 위험에 특별히 취약하다며 탄소중립 시점을 2050년보다 훨씬 더 앞당기고, 모든 시나리오에서 2030년까지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이를 위해서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 달성'이 핵심이라는 게 그린피스의 설명이다. 재생에너지를 100% 도입하면 산업배출량의 약 50%를 줄일 수 있어 2030년까지 1.5℃ 목표를 위한 요건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삼성전자의 탄소배출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만큼, 삼성전자는 기후위기 문제 해결의 책임감을 갖고 국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면서 "중단기 계획을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기후 리스크는 점점 커져 통제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차·기아, 탄소감축 목표 SBTi 승인...英 전기차 보조금 요건충족

현대차·기아는 지난 4일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단계로서의 온실가스 배출감축 계획에 대한

[ESG;스코어] 경기도 31개 시군...온실가스 감축 1위는 '의왕'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경기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감축한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의왕시'로 나타났다

쿠쿠 또 디자인 침해?...코웨이 "끝까지 간다" 강경대응 입장

최근 출시된 쿠쿠의 '미니100 초소형 정수기'가 코웨이의 대표제품 '아이콘 정수기'와 또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두 회사간의 디자인

그린패키지솔루션, LVMH GAIA와 친환경 용기 공동개발 계약

명품 브랜드 디올(Dior) 화장품이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게 됐다.그린패키지솔루션은 세계적인 럭셔리그룹 LVMH의 기술혁신 지주

[ESG;스코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한 시도교육청은 달랑 '1곳'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곳은 '대전광역시교육청'이 유일했다.24일 뉴스트리는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술술'…유출사실 3년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폰번호 등 19만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에 의한 유출인

기후/환경

+

[주말날씨] 전국이 '냉동고'...칼바람에 체감온도 -20℃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여기에 바람까지 거세기 불어서 체감기온이 영하 20℃까지 뚝 떨어졌다. 올들어 가장 추운 이번 한파는 27일까지 이어지겠다.2

[ESG;스코어] 경기도 31개 시군...온실가스 감축 1위는 '의왕'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경기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감축한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의왕시'로 나타났다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올해 수소 소비량 65% '껑충'...내년에도 2배 늘어날 전망

올해 수소 소비량이 지난해보다 65% 증가할 전망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제4차 모빌리티용 수소 수급 협의체'에서 올해 11월까지 수송용 수소 소

기후변화 크리스마스 풍경도 바꾼다...눈도 트리도 순록도 감소

기후변화로 갈수록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이 어려워질 전망이다.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매체 더위크에 따르면, 겨울철 평균기온 상승으로

크리스마스에 눈 대신 '폭우'...美 캘리포니아주 '물난리'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물폭탄을 맞았다. 20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24일 정점을 찍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이어질 것이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