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걷기만해도 전구에 불이…전기 만드는 나무바닥재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2 16:54:52
  • -
  • +
  • 인쇄
스위스 연구진, 나노발전 바닥재로 전구 불켜기 성공
▲나노발전기 바닥재 구상도(사진=Matter)

밟으면 전력이 생산되는 '나노발전기' 나무 바닥재가 전구의 전원을 켜는 단계까지 성공했다. 성인 한 사람이 바닥을 밟기만 하면 전구가 켜지는 것이다.

스위스 연구진은 나무 바닥재로 만들어진 나노발전기 'FW-TENG'의 시제품으로 소형 전자 장치를 구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했다고 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매터(Matter) 저널'에 발표했다.

표면적이 A4 용지보다 약간 작은 이 나노발전기는 나무 바닥재에 실리콘과 나노 결정체를 결합한 에너지 하베스팅(energy-harvesting) 장치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주변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사용가능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고 이용하는 기술이다.

이 발전기는 정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마찰전기 기술을 이용한다. 마찰전기는 물체끼리 마찰할 때, 즉 전자가 한 물체에서 다른 물체로 이동할 수 있을 때 발생하는 효과다. 이때 물체가 양극을 띠면 전자를 잃고, 반대로 음극을 띠면 전자를 끌어당긴다. 바닥재를 밟을 때 이러한 효과로 인해 전하를 띠게 되는 것이다.

▲ FW-TENG의 제조 및 작동 메커니즘 회로도(사진=Matter)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ETH)과 스위스 연방 재료과학 및 기술 연구소 뒤벤도르프 소속 목재 재료 과학 분야의 그룹 리더이자, 수석 연구 저자 귀도 판자라사 박사는 "목재는 전자를 잃거나 끌어당기는 경향이 강하지 않아 마찰전기 소재로는 좋지 않지만 건축 자재로는 훌륭하다"고 설명했다. 목재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천연 재생 자원이라는 점에서 유용하다고도 언급했다.

연구진은 나무의 마찰전기 특성을 높이기 위해 접촉 시 전자를 얻는 특성을 지닌 일반 실리콘으로 목자재의 한 면을 코팅하고, 다른 한 면은 전자를 잃는 특성의 나노결정으로 코팅했다. 다양한 종류의 목재를 시험한 결과, 연구진은 유럽에서 흔히 사용되는 건축용 목재인 가문비나무가 천연 목재보다 80배 더 많은 전기를 생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판자라사 박사는 "환경 친화적 절차로 나무를 개조해 마찰전기를 생산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며 "가문비나무는 저렴하고 유용하며 기계적 성질이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마찰전기를 이용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발전 소자로 연구돼 왔다. 현재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미세한 에너지까지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으며 전력수요를 감소시켜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FW-TENG는 다양하게 상용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산업적 가치가 있다. 나노발전기는 LED 전구나 계산기 등 소형 전자제품에 전력을 공급하고, 전기를 생산하는 마룻바닥이나 생체센서 등으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카디프 대학의 통합 재생 에너지 발전 및 공급 연구 그룹의 리더 닉 젠킨스 교수는 "이러한 장치가 사물 인터넷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물론 조명처럼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이 필요한 경우 그만큼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판자라사 박사는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일 장치의 출력은 발표한 수준만큼 높지 않더라도, 장치들을 다수 결합해 확장하면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새벽배송 금지' 놓고 극과극 입장차...합리적 해법 나올까

최근 발생한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새벽배송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숨진 노동자는 극심한 업무강도에 시달린 것

"국민연금, ESG 원칙 위반한 키움·흥국증권을 거래사로 선정"

국민연금이 ESG 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거래증권사 평가에서 ESG 비중을 확대했지만, 신규 석탄발전소 채권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여전히 거래증권사 명

[손기원의 ESG 인사이드] 美캘리포니아 '기후공시 3법'의 위력

최근 글로벌 ESG 공시 지형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공시 규칙이 무력화됐고,

현대차그룹, 평택항 '탄소중립 수소항만' 구축 참여

현대자동차그룹이 평택시 등과 함께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현대차그룹은 11일 평택 시청에서 현대차그룹 켄 라미레즈 에너지&수소 사업본부

현대백화점, 업사이클 옷 2000벌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달

현대백화점이 업사이클 다운베스트 2000벌을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달했다.현대백화점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

"에어컨 물도 다시"...LG화학 리사이클 공모전서 초등학생 최우수상

한 초등학생이 에어컨 물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로 리사이클 공모전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LG화학은 지난 8월 주최한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

기후/환경

+

60℃까지 버틴다...고온에서 오히려 성장하는 식물의 원리

60℃ 기온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의 기전이 밝혀졌다.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연구팀은 데스밸리에 서식하는 '티데스트로미아 오블롱기폴리

녹을 이용해 독성 황화물 제거하는 미생물 발견

산화철을 이용해 독성 황화물을 제거하는 미생물이 발견됐다.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의 미생물학자 마크 무스만(Marc Mussmann)과 알렉산더 로이(Alexander

벼농사·태양광발전 동시에 했더니...수익 8배 늘었다

벼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동시에 진행한 논의 소득이 벼농사만 지은 것보다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받

북극이 녹색으로..."기후변화로 지구 최북단에 녹지 생겨"

새하얀 북극이 기후변화로 인해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극지연구소는 지구의 최북단인 북그린란드 북위 82도에서 급격히 진행 중인 녹화 현상과 토양

[COP30] 고함치고 격렬한 몸싸움...원주민 시위대와 경비원 충돌

유엔 기후총회에서 원주민과 비정부기구(NGO)로 구성된 시위대와 경비원이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12일 AP, AFP,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

[COP30] "트럼프는 침입종"...美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직격

차기 미국 민주당 대권주자로 유력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