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보다 더 빨리 상승하는 해수면…"해양 온도 상승도 막아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6 14:44:53
  • -
  • +
  • 인쇄
호주 UNSW·ESIRO 연구팀, 아르고 시스템 분석 결과
"지구 온도 상승 제한하더라도 해양 온도 상승 이어질 수 있어"
▲아르고 시스템 작동 방식.(사진=아르고 (주) (ucsd.edu))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및 해수면 상승이 기존 예측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팀은 해양 온도 측정 프로그램인 아르고 시스템(Argo system of profiling floats)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수면 상승의 원인인 기온 상승의 대부분이 해양온도 상승 때문이라고 14일(현지시간) 학술지인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했다.

UNSW 생물·지구 및 환경과학 대학의 기후변화 연구센터 소속 존 처치 교수에 따르면 온실가스로 지구에 갇힌 에너지의 90% 이상이 바다에 저장되고 약 1%만이 대기에 저장된다. 기온상승이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그 기온을 상승시키는 열은 대부분 바다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대기나 육지의 온도 상승이 제한되더라도 해양 온도 상승으로 인해 해수면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처치 교수는 "지구 상승기온을 2°C 내로 제한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해양 온도는 2081년에서 2100년까지 관측된 수치에서 5~9배나 상승할 것이며, 따뜻해진 바다의 팽창만으로 해수면이 8~14cm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억제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바다는 아르고가 관찰한 2005~2019년 수치보다 11-15배까지 따뜻해지고, 데워진 바닷물의 팽창만으로도 해수면은 17-26cm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빙하 및 빙상이 녹은 물이 바다로 유입되면 해수면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처치 교수는 21세기 초 지구 기온이 큰 상승 없이 안정적이었던 것과 달리, 같은 시기 아르고 데이터가 기록한 해수 온도는 그렇지 않았던 점에 주목했다. 그는 "금세기 첫 10년 동안 지구의 평균 표면 온도는 크게 상승하지 않아 기후 회의론자들이 기후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할 여지를 주었다"며 "그러나 그 기간에도 바다는 계속해서 열을 흡수했고, 지구는 이미 이때부터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결합모델 상호비교 프로젝트(CMIP: Coupled Model Intercomparison Project)의 모델링에서도 대기 및 해수 온도가 너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예측했다. 2010~2014년에 걸쳐 개발된 CMIP5의 모델은 최신모델인 CMIP6보다도 아르고 데이터와 더 근접하게 일치한다. 이에 대해 처치 교수는 "28개의 CMIP6 모델 중 일부는 온실가스 측정에 더 특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사용된 아르고 시스템은 21세기 기후모델 측정의 정확도를 올려주는 첨단 관측 시스템이다. 아르고 시스템에는 최대 2000미터 깊이의 해수 온도를 측정하는 첨단 장비가 탑재돼 있어 지구의 해양을 훨씬 더 정밀하게 조사할 수 있다. 아르고(Argo)라는 명칭은 그리스 신화의 영웅 이아손이 황금 양털을 찾아 여행할 때 탄 배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처치 교수는 아르고 데이터가 기존 데이터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온난화를 예측하며, 특히 온도 측정에서 정확도가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르고 데이터를 사용한 예측 범위는 IPCC의 6차 평가 보고서보다 17% 더 정밀하다.

▲아르고 부표 구조도.(사진=스크립스 해양학 연구소의 마이클 맥클룬 제공)

전 세계 해양에 흩어져있는 아르고 부표는 측정값을 위성으로 전송하고, 위성은 그 결과를 전 세계의 분석 센터로 보낸다. 부표는 총 3500개 이상으로, 2000개가 넘는 대부분의 부표는 미국이 관리하고 호주는 그 다음으로 많은 317개의 부표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에 연구선으로 측정하는 방식은 정확도가 매우 높지만 측정 가능한 지역이 매우 제한돼 있었다. 소모성 장비를 물속에 떨어뜨려 범위를 확장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정확도가 훨씬 떨어졌다. 반면 아르고 부표는 전례 없는 실시간 해양 온도 모니터링을 제공하여, 보다 높은 데이터 해상도 및 정확도를 기반으로 기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르고 관측 기간이 길어질수록 해양 온난화 및 해수면 상승의 예측 범위는 더욱 정확해지지만, 이미 아르고 관측 및 기후모델 예측은 해양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의 위험을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시급함을 강조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보이스피싱 183건 잡은 KB국민은행 직원들..."세심한 관찰 덕분"

KB은행의 한 지점을 찾은 고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소액권으로 다시 발행해달라고 요청하자, 은행 창구 직원은 고객에게 자금출처와 발행인 정보를 물

빙그레, 임직원 대상 '전자제품 자원순환' 캠페인 실시

빙그레가 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 캠페인을 실시했다.빙그레는 14일 '국제 전자폐기물 없는 날'을 맞아 E-순환거버넌스와 함께 이번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LG전자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인도 국민기업으로 도약" 다짐

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현지시간)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LG전자는 이날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전홍주 인도법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기후/환경

+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호주 열대우림, 탄소흡수원에서 '배출원' 됐다

기후가 점점 더 고온건조해지면서 탄소 흡수원인 열대우림이 역으로 탄소를 배출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15일(현지시간) 호주 연구진은 호주 퀸

CO₂ 농도 사상 최고치…WMO “기후시스템, 위험단계로 다가서고 있다”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기후시스템이 위험단계로 다가서고 있다고 세계기상기구(WMO)가 경고했다.15일(현지시간) AP통

200개 마을이 고립됐다...멕시코 몇일째 폭우로 피해 속출

기후변화로 인한 폭우가 멕시코 중부와 동부 지역을 강타하며 최소 66명이 숨지고 75명이 실종됐다.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중

기후변화에 英 보험시장도 '지각변동'..."주택 수백만채 버려질 것"

기후변화로 홍수가 잦아지면서 미국에 이어 영국의 주택보험 시장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14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영국 보험업계 분석을 인용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