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가 찜한 ESS...'철·소금·물'로 작동하는 배터리 내놨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3 07:00:05
  • -
  • +
  • 인쇄
"리튬과 코발트 사용안해 안전하고 수명 더 길어"
'샌드위치 원리'로 작동...최대 12시간까지 저장가능
▲ ESS의 '에너지 웨어하우스' 배터리(사진=ESS)


빌게이츠가 투자한 미국 배터리 제조회사 ESS가 철과 소금 그리고 물만으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배터리 '에너지 웨어하우스' 시판에 돌입했다고 CNBC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통 배터리는 리튬과 코발트 등을 사용하지만 ESS의 '에너지 웨어하우스'는 리튬과 코발트 대신 흔히 구할 수 있는 소금과 물 그리고 철을 원료로 한다. 배터리는 길이 12m, 너비 2.4m 크기로, 컨테이너처럼 생겼다. 1개의 컨테이너에 500kWh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이 정도의 에너지 용량이면 20~3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에릭 드레셀하위스 ESS CEO는 "우리 배터리는 인체와 환경에 유해하지 않고 전원이 꺼지거나 불에 탈 위험이 없다"고 장담했다.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의 투자위원회 공동위원장 카마이클 로버츠도 "유동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저장장치보다 저렴하고 안전하며 수명이 더 길다"고 밝혔다.

현재 배터리의 주원료인 리튬과 코발트는 공급부족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프린스턴대학의 제시 젠킨스 부교수는 "리튬과 코발트 모두 전세계적으로 공급량이 부족하며 미국에서는 아예 생산되지 않는다"면서 "코발트 생산에는 아프리카 광산의 강제노동, 아동착취 등의 윤리적 문제가 얽혀있다"고 했다.

그러나 ESS의 유동배터리는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ESS는 일부 유동배터리 기술에 사용되는 화학원소 바나듐도 사용하지 않는다. 


▲ESS 유동배터리의 구조 (사진=ESS)


ESS의 사업개발 책임자 휴 맥더못의 설명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샌드위치 원리'로 작동한다. ESS 배터리 기술은 적층한 탄소판에 소금물과 철을 통과시키는 기술이다. 철은 소금물 용액에서 나와 플레이트의 한쪽 면에 붙는다. 플레이트의 극성이 바뀌면 철은 수용액으로 다시 용해된다. 배터리 관리 제어시스템에서 이온 흐름을 전환해 전력흐름을 설비 안팎으로 바꿀 수도 있다.

철 유동배터리에 관한 아이디어는 1970년대에 나왔지만, 당시 과학자들이 해결하지 못한 기술적 난제가 있었다. 이를테면 시간이 지나면 발생하는 배터리 전해질 유체의 불균형으로 배터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ESS는 양성자 펌프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드레셀하위스 CEO는 "이 시스템은 충전 및 방전시간동안 균형을 유지해 전해질을 깨끗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일반 리튬배터리는 에너지를 2~4시간 저장할 수 있지만 ESS 배터리는 4~12시간동안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SB에너지의 공동 CEO이자 ESS의 이사 리치 호스펠드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4시간 이상의 에너지를 저장하려면 그 수를 늘려야 하지만, ESS 배터리는 전지에 물, 철 및 소금을 추가하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ESS 철 배터리 기술의 또다른 핵심은 탄력성이다. 호스펠드에 따르면 ESS 배터리는 용량이 1년차이든 20년차이든 동일하게 유지된다. 노후화될수록 수용 용량이 줄어드는 일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와는 대조된다.

바람이 불지 않고 태양이 비치지 않는 환경에서도 풍력과 태양열로 발생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태양열 발전소는 태양이 비치는 낮동안 ESS 배터리를 충전했다가,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하는 늦은 오후에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풍력발전소도 이런 방식으로 ESS 배터리를 이용할 수 있다. 호스펠드는 "한밤중에 4시간, 8시간, 10시간 용량의 풍력에너지를 저장한 다음에 다음날 낮에 사용할 수 있다"며 "ESS 배터리로 풍력 및 태양에너지를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ESS가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 비싸고 운영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컬럼비아대학의 화학금속공학 부교수 댄 스타인가트는 "철 기반 배터리는 이론상 비용이 가장 낮고 확장 가능성이 크지만, 최종 소비자단계에서 자본 및 운영비가 상당히 들어 상용화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얀 페퍼 반도청정에너지 대표도 "철 유동배터리 기술은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이며 공급이 수월한 무독성 물질을 사용하고 시간이 지나도 효율이 저하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유망해 보인다"면서도 "문제는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ESS와 같은 기업이 기술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 많은 기업들이 탈탄소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ESS측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을 충분히 확보했고, 지난 9월 거대 보험회사 뮌헨리를 통해 10년치의 배터리 보증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ESS는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3억8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빌게이츠와 소프트뱅크로부터 초기 투자금으로 5700만달러를 유치한 바 있다. 

ESS는 올 상반기에 184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23년부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회사의 첫 배터리 '에너지 웨어하우스'는 현재 펜실베니아의 테라솔에너지와 덴마크의 지멘스 가멘사 등에 판매된 상태다. 

댄 스타인가트 부교수는 "배터리는 파운드당 가격이 개 사료와 맞먹어야 하고 거의 개입없이 영구지속이 가능해야 한다"면서 "이번 배터리 기술이 성공하면 그리드 규모의 에너지 기술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ESS는 전력생산업체를 위한 에너지센터도 건설중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 등급 획득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국내 철강사 중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현대제철

카카오 'CA협의체' 해체하고 '3실 체제'로 개편한다

지난 2년간 카카오 경영을 이끌었던 최고의사결정기구 'CA협의체'가 해산된다.카카오는 오는 2월 1일부터 현재의 CA협의체 조직구조를 실체제로 개편한

석화산업 생산감축만?..."전기화 병행하면 128조까지 절감"

석유화학산업 제품 생산량을 25% 줄이고 나프타 분해공정(NCC)을 전기화하면 기존 수소화 방식보다 전환비용을 최대 약 128조원 아낄 수 있다는 분석이

탄소제거에 흙까지 이용하는 MS...12년간 285만톤 제거 계획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탄소배출량이 갈수록 늘어나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토양을 이용한 탄소제거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ESG;스코어] 'CBAM 대응체계' 가장 꼼꼼한 철강업체는 어디?

올해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전기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6개 수입품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국내 철강사

"화석연료 손뗀다더니"...게이츠재단, 석유·가스社 지분 야금야금 늘려

빌 게이츠가 "화석연료 기업에서 손을 뗐다"고 공개 선언한지 5년이 지났지만, 게이츠재단은 여전히 석유·가스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것

기후/환경

+

대홍수로 물바다된 남아프리카...도처에 악어들 출몰

대홍수로 물에 잠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남부에서 물에 떠밀려온 악어에 희생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일대는 올해 대홍수가

빙판에 미끄러져도 준다...경기 기후보험금 지급 '쑥'

경기도가 빙판길 낙상·한랭질환 등 한파 피해에도 기후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고 27일 밝혔다. 경기 기후보험은 폭염뿐 아니라 한파·폭설 등

[팩트체크③] 인니와 베트남 농가의 절규..."기후변화 피해는 우리몫"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작물의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농작물 가격인상이 오롯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인지

지구 2℃ 상승하면...37.9억명 에어컨 없이 못산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 높아지면 전세계 인구의 41%가 극심한 폭염을 겪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영국 옥스퍼드대학 지저스 리자나 환

영하 40℃에 4m 폭설...북반구 지역, 북극발 한파에 '패닉'

미국과 유럽,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지구의 북반구가 이례적인 폭설과 한파로 인해 마치 빙하기를 방불케할 정도로 얼어붙었다. 이번 한파는 대서양과

'물 분쟁' 2년새 2배 급증..."기후위기·정치갈등이 복합 작용"

전세계 100대 대도시 절반이 '물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이미 많은 지역에서 물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23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