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로 파괴된 美 옐로스톤..."재건에 수년 수십억불 소요"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6-20 18:18:15
  • -
  • +
  • 인쇄
기후위기가 낳은 홍수로 수백개 다리 파괴
"최소 10억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
▲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인접한 몬태나주 레드로지의 한 가옥이 홍수에 쓸려 내려가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몇 일전 엄청난 규모의 홍수로 참혹하게 파괴된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이 원상태로 회복되려면 수십 억달러를 수 년간 쏟아부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옐로스톤은 최근 집중호우가 이어진 데다 산정상의 눈이 급격하게 녹으면서 발생한 대홍수로 지난 13일(현지시간) 주 출입구가 모두 폐쇄된 바 있다. 지난 1988년 대형 산불로 공원의 주 출입구 5곳이 폐쇄된지 34년만이다. 

이번 홍수로 옐로스톤 강과 지류가 범람하면서 기반 시설물들이 대부분 부서졌다. 특히 몬태나주 가드너에 위치한 공원 북쪽 입구와 맘모스온천(Mammoth Hot Springs)에 위치한 공원 사무실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피해가 가장 컸다. 가드너 강이 범람하면서 도로의 상당 부분이 유실됐고, 산책로에 설치된 다리 수백 개가 파괴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백 채의 가옥도 물에 잠겼다.

옐로스톤 홍수 피해규모는 아직 집계중이지만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다른 국립공원 재해피해 사례로 비춰봤을 때 옐로스톤의 이번 피해복구는 수년이 걸리고 이에 소요되는 비용도 수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에밀리 두스(Emily Douce) 미국 국립공원관리협회(National Park Conservation Association) 운영기금 담당이사는 "최소 10억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워싱턴주 레이니어산 국립공원(Mount Rainier National Park)도 2006년 역사상 최악의 홍수로 6개월동안 문을 닫은 적이 있다. 당시 도로와 산책로, 야영장, 건물들이 홍수로 피해를 입었는데 그 규모가 3600만달러로 추산됐다.

25년전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도 옐로스톤과 비슷한 홍수를 겪었다. 당시 요세미티계곡은 폭우로 다리와 도로가 유실됐고, 전력과 하수도관이 붕괴됐다. 야영지와 호텔들은 물에 잠겼다. 15년에 걸쳐 5억2800만달러를 들여 이를 복구했다. 미 의회는 1억7800만달러를 복구비용으로 할당했는데 결국 추가로 2억5000만달러를 더 들여야 했던 것이다.   

옐로스톤 홍수 피해는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도 원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회의적 시선도 있다. 특히 맘모스온천 인근의 도로는 돌계단 위로 간헐천이 솟구치는 독특한 지형이 특징인데,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미생물과 곤충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1872년 미국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옐로스톤은 미국에서 생물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지역으로 꼽힌다.

브렛 하틀(Brett Hartl) 생물다양성센터 정부부장은 "이곳은 자연 형성된 지하관과 통풍구가 뜨거운 물을 지표면으로 밀어내는 구조"라고 설명하며 "도로 재건 과정에서 조심해야 하는 많은 자연의 경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아메리카 원주민의 역사가 깃든 고고학적·문화적 유물이 풍부하게 있어 이를 훼손하지 않고 시설을 재건하는 데 상당한 어렵다는 것이다.

캠 숄리(Cam Sholly) 옐로스톤국립공원 감독관은 "이번 재건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유사한 홍수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도로를 수리하는 데 수천만 달러 이상을 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일침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내용도 있다. 하틀 정부부장은 "가드너 강을 끼고 있는 도로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강과 그곳에서 번성하는 생물종들을 차량에서 유출되는 기름 및 오염에서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랭크 딘(Frank Dean) 요세미티공원관리인 출신 요세미티관리단(Yosemite Conservancy) 회장은 "요세미티 홍수는 공원 계획을 재고할 기회였다"며 "반드시 같은 장소에 재건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옐로스톤의 재건작업은 빠르게 착수되고 있다. 공원은 이미 '그레이트 아메리칸 아웃도어스 액트(Great American Outdoors Act)' 법안의 자금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공공토지 유지 및 기타 프로젝트용 자금 약 30억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으로 2020년 미 의회에서 승인됐다.

옐로스톤 공원 남쪽은 다음주 재개장하며 방문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그러나 홍수로 피해를 입은 북쪽은 연내 재개장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 지역의 재개장 여부는 침수된 도로의 수리를 비롯해 산사태·나무잔해 제거작업이 얼마나 빨리 이뤄지는가에 달려있다. 하틀 정부부장은 "공원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아마도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증가하면서 미국 내 국립공원의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09년 로키산맥기후기구(The Rocky Mountain Climate Organization)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내 400개가 넘는 국립공원이 홍수 등 재해에 노출돼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페트병 모아 사육곰 구한다"...수퍼빈, 곰 구출 프로젝트 동참

AI 기후테크기업 수퍼빈이 이달 1일 녹색연합과 함께 사육곰 구출프로젝트 '곰 이삿짐센터'를 시작하며, 전국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는 자원순환형 기

아름다운가게, 돌봄 공백에 놓은 아동·청소년 돕는다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재단법인 서울시복지재단, 사단법인 피스모모와 함께 13일 협약식을 갖고 '가족돌봄아동·청소년 연결 및 지원사업-함께

LG CNS 'LG ESG 인텔리전스' ASOCIO 어워드 ESG 수상

LG CNS가 자체 개발한 ESG 데이터 플랫폼 'LG ESG 인텔리전스'로 국제적 권위가 있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정보산업기구(ASOCIO) 어워드에서 'ESG 부문'을

'새벽배송 금지' 놓고 극과극 입장차...합리적 해법 나올까

최근 발생한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새벽배송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숨진 노동자는 극심한 업무강도에 시달린 것

"국민연금, ESG 원칙 위반한 키움·흥국증권을 거래사로 선정"

국민연금이 ESG 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거래증권사 평가에서 ESG 비중을 확대했지만, 신규 석탄발전소 채권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여전히 거래증권사 명

[손기원의 ESG 인사이드] 美캘리포니아 '기후공시 3법'의 위력

최근 글로벌 ESG 공시 지형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공시 규칙이 무력화됐고,

기후/환경

+

5년내 화석연료 종말?...IEA "재생에너지로 공급체계 대전환 궤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공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5년 내에 화석연료 시대가 사실상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12일(현지시간) 국

[COP30] 年 1.3조달러 누가 낼건데?...기후재원 논의 본격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고 있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연간 1조3000억달러 기후대응 재원(NCQG)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를 놓고 본

이대로면 지구 2.6℃ 오른다...화석연료 배출량도 '최고치'

지금 추세대로 가면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2.6℃까지 오를 것이라는 섬뜩한 전망이 나왔다.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이 13일 발간

20억명이 화석연료 매연에 노출..."석탄·석유 시설 5km 이내 거주"

전세계 인구의 25%가 화석연료 시설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전세계 인구의 25%에 달하는 20억명이 석유와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 생산시설로부터

[COP30] 기후관련 가짜뉴스 근절한다...'정보 무결성 선언' 첫 채택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기후정보 조작과 허위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정보 무결성 선언'이 처음으로 채택됐다.12일(현지시간)

[COP30] 인도, EU 탄소국경세에 맹폭…"기후정책 가장한 보호무역"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고 있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인도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세(CBAM)를 공개비판하면서 이 문제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