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친화농업' 식량안보 해결책..."생물다양성·수확량 모두 증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8-04 16:32:56
  • -
  • +
  • 인쇄
英생태수문학센터, 10년 걸쳐 연구한 결과
농경지 줄어도 수확량은 유지 또는 증가돼


자연친화농업이 생물다양성과 농작물 수확량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생태수문학센터(UK Centre for Ecology and Hydrology)는 자연친화적인 농법이 평균 수확량을 줄이지 않으면서 생물다양성을 증가시킨다고 최근 발표했다. 농지 일부를 자연상태 그대로 두는 일이 식량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히려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10년에 걸쳐 영국 버킹엄셔에 위치한 1000헥타르 규모의 상업용 경작지 힐스덴(Hillesden)에서 대규모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2005년 초부터 새의 먹이가 되는 씨앗식물, 꽃가루 매개자를 위한 야생화, 그리고 다양한 조류, 곤충, 작은 포유동물의 서식지가 되는 수풀을 포함해 여러 야생서식지를 조성했다.

연구진은 꽃가루 매개자와 작물해충의 포식자 등 농업생산에 필수적인 야생동물의 개체수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문지기나비, 줄흰나비 등 일부 나비종이 2배로 늘었고, 곤충을 주로 잡아먹는 새들은 유럽박새가 88%, 푸른박새가 73% 증가하는 등 산울타리와 수풀 은신처의 덕을 봤다.

게다가 야생서식지를 조성하면서 농경지가 손실됐음에도 불구하고 힐스덴의 전반적인 수확량이 유지됐으며 일부 작물은 오히려 향상됐다. 꽃가루 매개자 및 해충을 잡아먹는 새와 곤충 개체수가 늘면서 혜택을 받은 것이다.

제이크 파인스(Jake Fiennes) 자연친화적 농경서 '랜드힐러(Land Healer)' 저자는 "비생산적 지역에서 식량을 재배하는 일을 중단하고 자연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평균 수확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수확량에 영향을 주지 않고 농장의 생물다양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령 농경지 가장자리에 산림이 있는 경우 그 가장자리 15~20m 구간은 예외없이 평균 수확량의 50%까지밖에 생산되지 않는 대신 나머지 농경지의 평균 수확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는 "생물다양성위기와 기후위기는 서로 연관된 것"이라며 "자연뿐만 아니라 수확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존 레드헤드(John Redhead) 영국생태수문학센터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힐스덴뿐만 아니라 다른 상업농경지에서도 농업환경계획을 적용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며 "자연친화농업은 조류와 나비 개체군에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시사했다.

이번 연구는 '응용생태학저널(Journal of Applied Ecology)'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