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초파리 번식 '방해'...암컷이 수컷 못 알아봐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5 16:05:06
  • -
  • +
  • 인쇄
대기 중 오존, 수컷 초파리 페로몬 감소시켜
▲대기중 오존이 증가하면 수컷 초파리의 페로몬이 감소해 번식이 어려워진다.(사진=위키백과)

대기오염이 초파리의 번식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 중 오존 수치가 오르면 수컷 초파리의 페로몬이 감소해 초파리 번식이 더 어려워진다는 연구결과가 14일(현지시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학술지에 발표됐다.

암컷 초파리는 페로몬을 통해 짝을 선택하는데, 오존이 곤충 페로몬을 구성하는 탄소결합을 분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수컷 초파리 특유의 페로몬 방출량이 감소해 암컷이 수컷을 인식하기 힘들게 만든다.

연구진이 수컷 초파리 9종의 절반을 주변 공기에 노출시키고 나머지 절반을 대기 중 오존 수치가 100ppb인 환경에 노출시킨 결과 더 높은 오존 농도에 노출된 수컷들의 페로몬 방출량이 줄어들었다. 평균 산업 지역 오존 농도는 약 40ppb지만 인도, 중국 또는 멕시코와 같은 지역은 210ppb에 이른다.

더 높은 오존 농도에 노출된 수컷 집단은 암컷을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수컷끼리 짝짓기를 시도하는 횟수가 증가했다. 페로몬은 암수를 구분시켜 수컷 간 번식 시도를 방지하는 역할도 하는데 페로몬이 감소하면서 이러한 구분이 힘들어진 것이다.

연구진은 "오존에 노출된 수컷은 구애에 성공하는 데 훨씬 더 오랜시간이 걸렸다"며 "시간싸움이 중요한 야생에서는 이러한 지체가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초파리는 포식자에게 죽기전 가능한 한 빨리 번식해야 하는데 구애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번식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대기오염이 초파리를 비롯한 다른 곤충의 번식에 위협을 가해 개체수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의 수석저자 마르쿠스 크나덴(Markus Knaden) 독일 막스플랑크협회(Max Planck Institute) 진화신경생태학 연구원은 오존과 같은 성질을 지닌 오염물질이 다양해 자연계에 미치는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았다. 그는 "곤충 감소의 원인에 있어 살충제 사용 및 서식지 파괴와 더불어 대기오염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크리스토프 빌터(Jean-Christophe Billeter)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 교수는 "아주 흔한 오염물질이 곤충 번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나방, 개미, 꿀벌 같은 수분매개자를 포함해 고유의 페로몬을 이용하는 다른 여러 곤충도 초파리와 같은 일을 겪고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팡 박대준 대표 전격 사임…美 본사가 사태수습 나선다

최근 발생한 쿠팡 회원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전격 사임했다.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박대준

폐이불과 유색페트까지 원료화...SK케미칼, 中에 재생공장 짓는다

SK케미칼이 합성섬유 소재의 폐이불과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페트병 등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원유로 자원화하는 합작법인을 중국에 설립한다. 국내 화

KT 차기 대표 선정 9부 능선...'박윤영·주형철·홍원표'로 압축

KT 차기 사장 후보가 박윤영, 주형철, 홍원표 3명으로 좁혀졌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월 16일까지 접수된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대

하나금융, 장애인 거주시설 10곳에 친환경 차량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장애인 거주시설 10곳에 친환경 전기차량을 이동차량으로 지원했다고 9일 밝혔다.이번 차량 지원은 주로 도시 외곽에 위치한 장애인

LS전선, 국내 전선업계 최초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 획득

LS전선이 국내 전선업계 최초로 글로벌 인증기관 UL솔루션스(Underwriters Laboratories Solutions)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ZWTL) 인증'을 획득했다고 9일 밝혔다.

[ESG;스코어]서울에서 탄소감축 꼴찌한 '강남구'...1위 지자체 어디?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1081톤으로 감축률 1위를 기록했고, 부산 서구는 온실가스가 오히려 115톤 증가하면서 감축률

기후/환경

+

베란다 태양광 설치하면 1만원...내년부터 달라지는 '탄소중립포인트'

내년부터 집 베란다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면 1만원 상당의 탄소중립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내년부터 예산소진없이 탄소중립

EU 수개월 협상끝에 매듭...'2040년 온실가스 90% 감축' 확정

유럽연합(EU)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90% 감축한다는 목표에 최종 합의했다.9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은 수

홍수의 41%가 亞 발생..."물관리에 2040년까지 4조달러 투자해야"

홍수와 폭염 등 기후재난으로 아시아 지역은 물 위생과 전력시스템이 크게 위협받고 있지만 이를 대응할 재원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아시아

해상풍력 2030년 10.5GW 확충...사업기간 6.5년으로 줄인다

정부가 2030년까지 해상풍력을 10.5기가와트(GW) 확충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육상풍력을 2030년까지 6GW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발전

[내일날씨] 이번엔 출근길 눈·비...도로 살얼음 '조심'

목요일인 1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눈 또는 비가 내리겠다.10일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전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고, 경기 동부와 강원도,

자연을 갉아먹는 인류..."매시간 50억달러씩 환경훼손"

국제연합(UN)이 전세계가 환경훼손으로 매시간마다 50억달러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환경계획(UNEP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