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400억장씩 버린다...반려견 배변패드 '환경오염' 온상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9-27 08:00:02
  • -
  • +
  • 인쇄

국내에서 매일 배출되는 반려견 배변패드의 양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국내 반려동물 가구수는 602만가구로, 이 가구마다 하루 2장씩만 배변패드를 배출한다고 가정하면 1년에 42억장이 버려지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배출되는 배변패드는 이보다 몇 배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견의 경우는 하루 2~3장이면 충분할 수 있지만 중·대형견의 경우는 하루 사용량이 10장이 넘을 수도 있다. 더구나 다견가구들이 많기 때문에 하루에 수십장씩 배변패드를 사용하는 가구들도 적지않다. 

일회용 기저귀처럼 반려동물용 배변패드도 대부분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제대로 된 통계조차 잡하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200여개국에서 배출되는 배변패드의 양은 최소 400억장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도심에 있는 가구에서 하루 최소 3장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10억장"이라며 "이는 전체 반려가구의 약 10%에 불과하므로 실제는 이보다 몇 배 더 많이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형견 1마리를 키우고 있는 50대 주부 윤모씨는 일회용 배변패드 쓰레기로 골치를 앓고 있다. 윤씨는 "배출되는 쓰레기의 80%는 배변패드"라며 "우리집은 배출되는 쓰레기가 거의 없어 배변패드만 없다면 20리터 종량제 쓰레기를 2주에 한번씩 버려도 되지만, 배변패드 때문에 쓰레기통을 자주 비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여름철에 조금만 방치해놔도 벌레가 들끓고 악취가 풍긴다. 

이렇게 쏟아지는 일회용 배변패드는 환경오염의 온상이 되고 있다. 배변패드는 석유화학 부산물인 '고흡수성 수지'(SAP)를 주원료로 사용한다. SAP는 자기 무게의 200배 넘는 물을 흡수하는 화학물질로 기저귀, 생리대, 배변패드 등 위생용품에 많이 사용된다. SAP는 아크릴산(Acrylic acid)에 가성소다(Caustic Soda)를 중합해 생산하는데, 이 아크릴산이 원유에서 추출된다.

SAP는 재활용도 불가능해 소각, 매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매립하면 분해에만 500년 이상 걸리고 환경으로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된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환경문제를 유발하는 셈이다. SAP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우려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이미 SAP를 바이오 등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고 있다.

이처럼 배변패드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국내에서는 배출량 현황도 집계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생산하는 업체들 대부분이 영세기업이어서 판매량 통계조차 산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국내 SAP 폐기물 전체의 통계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강아지용 배변패드도 얼마나 배출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들어 일회용 배변패드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종이나 면, 대나무 또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인 PLA로 만든 배변패드도 나와있지만 SAP보다 흡수력이 떨어지고 가격이 비싸다는 문제 때문에 수요가 부진한 편이다.

일반 일회용 배변패드는 10매 기준 1000~4000원대로 가격대가 다양하고 저가 제품도 상당했다. 대형은 비싸면 8000원대까지 오르지만 저가형은 소형패드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생분해 배변패드는 10매 기준 1만원~2만원대에 이르렀다. 그나마 종이 패드는 3000원대였다. 하지만 제품의 종류가 많지않아 선택의 폭이 좁다.

게다가 대부분의 친환경 배변패드는 흰색이 아니라는 점도 흠이다. 반려견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때 소변색을 보는 것이 중요한데, 흰색이 아닌 배변패드에서는 소변색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년에 걸쳐 다회용 배변패드를 독자 개발해 팔고 있는 '루플리'의 장선경 대표는 "배변패드 사용량이 어마어마한 데다, 여기 들어가는 SAP가 심각한 환경문제를 유발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아무도 여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서 "환경을 위해 친환경 패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의 배변패드는 빨아서 사용하는 것으로, 삶지 않고 세탁만 하는 경우에 3~4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SAP가 사용되는 일부 기저귀 제품에는 환경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SAP 자체에 대한 규제는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해, 해외처럼 국내에서도 SAP에 대한 규정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최남수의 ESG풍향계] ESG와 AI의 충돌

인공지능(AI) 시대가 개막했다. 이제 인류의 시간은 인공지능 이전(Before AI)과 이후(After AI)로 구분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AI 기술의 발

전세계 18개 철강사 탈탄소 평가...포스코·현대제철 '최하위'

포스코·현대제철의 탈탄소 전환도가 전세계 주요 철강사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제환경단체 스틸워치는 전세계

올해부터 5월 1일 쉰다…'노동절 공휴일법' 본회의 통과

올해부터 5월 1일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국회는 31일 오후 본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휴일에 관한 법률(공휴일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KT '박윤영號' 출범...취임하자 곧바로 대규모 조직개편

KT의 새로운 수장으로 박윤영 대표이사가 31일 취임하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단행됐다. 박윤영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

6개월 월급, 6개월 실업급여..."이마트 직원급여, 사회에 떠넘겨"

이마트가 상시업무에 6개월 단기 계약을 대거 채용하고 6개월을 쉬게 한 다음에 다시 고용하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이 쉬는

KGC인삼공사 회사명 'KGC'로 변경..."종합건강식품회사로 도약"

KGC인삼공사가 오는 4월 1일부터 'KGC'로 회사명을 변경한다고 31일 밝혔다.창립 127주년을 맞아 인삼과 홍삼을 넘어 글로벌 종합건강식품기업으로 도약하

기후/환경

+

북극 빙하 사라지면...유럽·동아시아 '동시 폭염'

북극 빙하가 녹으면 유럽과 아시아의 폭염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3일 지란 장 박사가 이끈 중국 기상과학원 연구팀은 노르웨이와 러시아

美 오염부지 157곳 기후변화 취약지...독성물질 유출 위험

기후변화로 홍수와 산불이 늘면서, 미국 유해 폐기물 부지에서 독성물질 유출 위험이 커지고 있다.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 감사 결과에 따르면 미 전

AI 전력수요 폭증...구글, 탄소중립 대신 가스발전 택했다

구글이 미국 텍사스의 데이터센터 중 한 곳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천연가스 발전소와 파트너십을 추진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사 구글의 '2030

변덕이 심했던 올 3월 날씨...기온과 강수 '편차 심했다'

올 3월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기록하며 9년 연속 '따뜻한 3월'이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건조한 날이 많았음에도, 두 차례 많은 비로 인해 전체 강수량

[주말날씨] 벚꽃 다 떨어질라...전국 비오고 남해안 '강풍'

이번 주말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다. 특히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예보돼 있다.비는 남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

美서부 3월 폭염에 적설량 사상 최저...'수자원' 고갈 일보직전

미국 서부에 기록적인 폭염으로 눈이 급속히 녹으면서 주요 수자원 지표인 적설량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황이 기존 관측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