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O 신임 사무총장 "기후목표, 경제적 이익에 막혀있어"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2-08 12:21:48
  • -
  • +
  • 인쇄
▲셀레스트 사울로 신임 WMO 사무총장 (출처=AP통신/연합뉴스)

올 1월 취임한 셀레스트 사울로(Celeste Saulo) 세계기상기구(WMO) 신임 사무총장이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48℃ 상승했지만 기후목표가 경제적 이익에 가로막혀 있다"고 우려했다.

사울로 총장은 "기후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으며, 온난화로 인해 북미와 유럽에서 북극과 같은 추위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전세계는 장기적으로 지구가 1.5℃에 도달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울로 총장은 "지금 추세는 걱정스러운 정도여서 세계가 신속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그러나 이를 막는 강력한 경제적 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변화 해결을 막는 장애물은 외교논리가 아니라 힘과 경제논리"라며 "경제적 이익 때문에 우리의 목표는 뒤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셀레스트 사울로 총장은 현재 전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극한기후에 대해 기후과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최고기후과학자 제임스 한센(James Hansen)이 이끄는 연구팀은 "기후가 더워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잉여에너지를 저장하는 해수열 함량이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과학자들은 이같은 의견에 대해 "엘니뇨로 인한 온난화는 여전히 예측된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사울로 총장은 "WMO 과학자들은 자체 연구를 통해 '온난화 가속'을 확인했다"며 "우리는 이 가속의 의미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아직 부족하고 그것이 어떻게 진화할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바다가 따뜻해지고, 얼음이 녹고, 온실가스는 계속 나오고 있다"며 "지구의 양극에서 일어나는 일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미와 유럽을 덮친 북극발 한파가 북극 온난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겨울철 북극과 중위도의 온도차가 이전만큼 크지 않으면서 북극의 찬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에 변화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사울로 총장은 이같은 사실을 직시하며 "대륙지역이 많은 북반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우려가 더 크다"고 했다.

사울로 총장은 "더 중요한 것은 폭염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폭염은 기상이변 중 가장 인명 피해가 큰데도 사망자수는 과소집계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폭염은 건강, 화재 및 대기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직도 많은 국가들은 홍수와 폭풍, 폭염, 가뭄 등 극한기후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 및 경보시스템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사울로 총장은 "현재 인구의 50%가 조기 경보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곳에서 살고 있다"며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울로 총장은 아르헨티나 기상청장을 역임했으며, 최초의 여성 WMO 사무총장이다. 또 남미 출신이 WMO 사무총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사울로 총장은 "저는 지구 남쪽에서 왔기 때문에 많은 문화와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이에 기반한 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폭염과 홍수, 가뭄, 폭풍과 같은 극한현상이 더 많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전세계 기후 및 기상기관의 수장이라는 책임감이 크다"며 "압도적인 책임감을 느끼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기후/환경

+

美 트럼프 법무부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석유화학 대기업에 기후피해를 배상하게 하는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하려는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

강릉 가뭄 '한숨 돌렸다'...'단비' 덕분에 저수율 23.4%까지 회복

한때 11%까지 내려갔던 강릉의 저수율이 지난 수요일 내린 폭우 덕분에 18일 오전 6시 기준 23.4%까지 회복됐다. 아직도 평년 저수율 71.8%에 크게 못미치는

폭염 '조용한 살인자'...유럽과 호주,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

북반구와 남반구 할 것 없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3분의 2는 지구온난

[알림]'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어워즈' 6개사 선정...19일 시상식

기후변화에 맞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